[사설] 드라마·음식·쇼핑 外 유커 붙잡을 ‘매력’ 찾아야

입력 2016-05-06 18:17
중국인 관광객(유커) 4000명이 6일 한강변에서 삼계탕 파티를 했다. 단체휴가지로 서울을 택한 중마이그룹 직원들이다. 9일에도 후발대 4000명이 와서 삼계탕을 먹는다. 반포한강공원 파티장에선 드라마 ‘태양의 후예’ 삽입곡 가수들의 ‘태후 콘서트’가 열렸다. 한류 드라마에 매료된 이들이 한국을 찾아 한식을 즐겼다. 그런데 삼계탕을 먹고 나서 이들은 뭘 할까.

중마이 직원들을 안내한 여행사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같은 질문을 받고 “중국인은 한국에 가면 쇼핑해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다”고 답했다. 선발대는 입국일인 5일 버스 80대를 타고 동대문 쇼핑몰부터 찾았다. 롯데와 신라 면세점도 관광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식사와 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에버랜드 판문점 경복궁 등에서 보내게 된다. 이들이 가져갈 추억은 드라마의 여운과 구매한 물건이 대부분일 것이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600만명이 한국에 왔다. 전체 외래객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들에게 드라마+음식+쇼핑의 조합을 제외한 ‘한국 여행의 매력’을 우리는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커 재방문율은 20% 정도에 그친다. 방문이 거듭될수록 이들의 여행 만족도는 크게 낮아지고 있다. 드라마 음식 쇼핑, 그 다음의 ‘무엇’을 찾아야 한다.

그 가능성을 가진 관광상품 중 하나로 ‘거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커는 상당히 진화했다. 단체관광은 갈수록 줄고 개별 여행객이 벌써 60%를 훌쩍 넘어섰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골목 맛집을 찾아다닐 만큼 능동적이다. 홍대 앞, 가로수길, 경리단길, 서촌 등 서울에서 ‘뜬’ 거리는 어디나 중국말이 들린다. 여행은 색다름을 찾아가는 일이다. 이런 거리가 그 색깔을 잃지 않도록, 더 많은 거리가 독특한 색깔을 입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