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군에 둥지 튼 김원석, 독수리 ‘보석’ 야망

입력 2016-05-06 17:58 수정 2016-05-07 00:12

김원석(26·한화 이글스·사진)은 야구 선수로서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동의대 시절 에이스로 불리며 큰 주목을 받았고, 2012년 2차 드래프트 7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타자에서 투수, 다시 투수에서 타자로 옮기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병역 문제가 겹치면서 한 차례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한때는 모교 경남중에서 후배들에게 야구를 지도하며 코치 생활을 했다. 그래도 야구선수의 꿈은 그대로였다.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지만 야구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제대와 동시에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 입단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주어진 기회를 활용해 묵묵히 스스로와의 싸움을 견뎌냈다. 김원석은 연천 미라클에서 주축 타자로 꾸준히 활약했다. 그러자 우연찮게 프로 재입단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를 다시 붙잡아준 건 다름 아닌 친정 한화였다. 프로야구가 올스타전으로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던 지난해 7월. 김원석은 한화와의 연습 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등 실력을 발휘했다.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겠다는 ‘간절함’ 때문에 연습 경기 때 항상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12월 한화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당시 김원석은 “아직 멀었다. 목표를 이룬 것이 아니라 한 발 다가간 것”이라며 “프로에서 배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진지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화 스프링캠프에서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김성근 감독이 ‘독종’이라고 꼽았을 정도였다. 올 시즌 2군에서는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57타수 16안타) 1홈런 10타점을 기록하며 1군 진입을 위해 방망이 실력을 갈고 닦았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1군 무대 기회가 찾아왔다. 한화는 5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최근 부진했던 이성열을 2군에 보냈다. 그리고 김원석을 1군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김원석은 5년간의 기다림 끝에 한화의 7번 타자 겸 우익수로 데뷔전을 치렀다. 생애 첫 1군 경기 출전.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곧바로 데뷔 첫 안타를 때리며 잠재력을 과시했다. 힘 있는 스윙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깔끔한 안타였다. 김원석은 후속타자 차일목의 홈런 때 홈을 밟아 첫 득점까지 올렸다. 5회 볼넷을 골라낸 김원석은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또다시 안타를 만들며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한화는 이날 대패했지만 김원석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팀은 어수선하다. 꼴찌인 한화는 6일 kt 위즈에 3대 10으로 지며 3연패를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김 감독은 허리디스크 수술로 두 경기 째 더그아웃을 비웠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김원석이 ‘원석’에서 ‘보석’으로 거듭난다면 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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