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최대 업적’ TPP 흔들… 트럼프 “끔찍한 아이디어”

입력 2016-05-05 18:16 수정 2016-05-05 21:27
미국 대선이 진행되면서 미국 일본 등 12개국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앞날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해 10월 타결된 TPP의 최대 관건은 미 의회의 비준 여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이 끝난 뒤 상원의 비준을 받을 계획이다. 오바마는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TPP 합의를 내세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영문판은 5일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선거전에서 TPP가 중심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TPP가 장애물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최근 클린턴의 보좌관을 만난 한 일본 외교관은 “클린턴이 TPP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무장관 재임 때에는 찬성 입장이었던 클린턴은 대선 경선에 나서면서 반대 내지 유보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해외로부터의 값싼 공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는 중서부 등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Rust Belt)’의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대선 후보 중 가장 강경한 TPP 반대론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샌더스는 TPP에 대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미국인의 일자리를 앗아갈 재앙적 협정”이라고 비판해 왔다.

1980년대부터 보호무역주의를 지지한 트럼프 후보는 “TPP는 끔찍한 아이디어”라고 폄하하고 있다. 지난 9월 트럼프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거나 폐기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클린턴과의 본선에서 FTA의 해악을 더욱 목청 높여 주장할 게 뻔하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TPP가 큰 장애물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인 존 코닌 상원의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과 샌더스가 강하게 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얼마나 TPP에 찬성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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