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토막살인 용의자는 함께 살던 후배 “어리다고 무시해 말다툼 하다…”

입력 2016-05-05 18:46 수정 2016-05-05 21:28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발견된 토막시신 사건의 용의자 조모씨가 긴급 체포돼 5일 안산단원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30대 용의자가 수사 착수 나흘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용의자는 함께 살던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 단원경찰서는 5일 오후 1시47분쯤 살해된 최모(40)씨의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이 사건 용의자 조모(30)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최씨와 동거해 온 후배로 지난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말다툼을 벌이다 최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인천의 한 여관에서 카운터 일을 했으며 주거비를 아끼려고 올 1월부터 함께 생활해 왔다.

조씨는 경찰에서 “최씨가 열 살 어리다는 이유로 내게 자주 청소를 시키고 무시했다”며 “말다툼을 하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또 집안 화장실에서 10여일에 걸쳐 시신을 훼손한 뒤 지난달 23일 오후 11시35분쯤 렌터카를 이용해 하반신과 상반신 시신을 순차적으로 대부도 일대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오후 3시50분쯤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입구 근처 배수로에서 마대에 담긴 신원 모를 성인 남성의 하반신 시신이 발견된 후 수사를 벌여왔다.

형사 120여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경찰 기동대 10개 중대 900여명을 투입해 하반신 시신이 발견된 불도방조제 인근뿐 아니라 섬 전체를 수색했다. 그 결과 지난 3일 오후 2시쯤 하반신이 발견된 곳에서 직선거리로 11㎞ 떨어진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선착장 인근에서 나머지 상반신 시신을 발견, 신원을 확인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최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해 최근 자주 통화한 사람을 추려 수사망을 좁혔고 조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주변인 탐문조사를 거쳐 현 주거지를 찾아갔고 집 안 벽면에 묻은 혈흔을 토대로 조씨를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추가 조사한 뒤 살인·사체훼손·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