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삶… 두드리고 주무르고 안마의자 시장 팍팍 큰다

입력 2016-05-05 18:41

일부 중년 고소득층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안마의자가 대여 구매방식 도입과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급속히 대중화되고 있다. 가전전문업체와 대기업들이 안마의자 시장에 속속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가 8년 만에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LG전자는 5일 프리미엄 안마의자 ‘힐링미(사진)’를 출시했다. 사용자의 체형을 감안해 목부터 발바닥까지 맞춤형 마사지를 제공하는 힐링미는 수십개의 에어셀(공기주머니)이 내장돼 있어 섬세한 안마가 가능하다. 힐링미가 제공하는 10개의 코스 중 ‘심야코스’를 선택하면 직장인, 학생 등이 늦은 밤에도 소음 걱정 없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사용 시 소음은 선풍기보다 더 조용한 31데시벨(㏈)에 불과하다. 의자가 앞쪽 방향으로 나오는 ‘슬라이딩 방식’을 적용해 젖힐 공간을 별도로 확보해야 했던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뒀다.

2008년부터 매년 신형 안마의자를 출시해 온 LG전자는 현재 업계 3위다. LG전자 관계자는 “건강과 피로 회복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안마의자가 가족용 건강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2007년 약 200억원에서 2015년 3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안마의자는 1956년 일본에서 ‘마사지 체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발됐다. 이후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가 정교한 제품을 생산해 왔지만 수백만원을 웃도는 비싼 가격에 중·장년층이 주요 소비층이었다. 그러나 2010년부터 바디프랜드, 휴테크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안마의자를 자체 개발해 판매하면서 가격이 점차 낮아졌다.

일단 대여 형식으로 제품을 이용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렌털’ 방식이 보편화된 점도 안마의자 대중화를 앞당겼다. LG전자의 힐링미도 39개월 계약 기준으로 등록비 10만원, 월 이용료는 9만9900원씩 내는 대여 방식을 내세웠다. 검은색 소파형 일색의 모델을 탈피해 과감한 디자인을 도입하면서 젊은층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도 주효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혼수를 준비하는 신혼부부부터 수험생 자녀를 위한 40∼50대 부모, 본인을 위해 구입하는 60대 이상 노년층까지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동양매직, 코웨이, 쿠쿠전자 등 중견 가전업체들도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빨리빨리 살아온 한국인에게 필요한 건 여유”라며 “건강 열풍을 타고 마사지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안마의자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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