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이사가면서 폐기될 처지 ‘금융위 표지석’ 새 임자 나섰다

입력 2016-05-05 18:57 수정 2016-05-05 21:25

‘금융위원회’라고 흰 글씨가 새겨진 표지석(사진)을 가져갈 ‘천사’가 나타났다. 가로 2m, 세로 77㎝에 두께도 40㎝나 되는 이 돌은 2012년 금융위가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 입주할 때 1300여만원을 들여 설치했다. 금융위가 이달 말 정부서울청사로 이사하면서 폐기될 처지였다. 금융위는 표지석을 국가기록물로 보관하려 했으나, 국가기록원이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없다’며 거절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표지석을 무상으로 가져갈 사람을 찾는다고 공고했다. 돌값만 1000만원이 넘는 물건이지만, 금융위의 요구사항이 까다로웠다. 훼손하거나 잃어버리거나 파손되지 않도록 보관해야 하고, 별도로 활용해도 안 된다. 정부가 돌려 달라고 하면 반환해야 하는데다 수백만원으로 예상되는 이전 비용도 가져갈 사람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창고에 고이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돌려 달라는 셈이어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마감일인 3일 신청서가 1부 접수됐다. 금융위는 신청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회사나 산하 공기업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금융위는 기록물평가심의회를 열어 양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