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이오아이(I.O.I)는 끝이 정해진 채로 첫걸음을 뗐다. 데뷔를 하는 순간부터 끝을 얘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의 팀이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로 선발된 11명의 멤버들은 약 10개월의 활동 기간이 끝나면 각자의 소속사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오랜 연습생 생활 끝에 도달한 데뷔의 순간은 감격스럽다. 이들은 설렘, 감사, 희망을 말했다.
아이오아이는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데뷔 앨범 ‘크리슬리스(Chrysalis)’를 발표했다. 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했다. ‘프로듀스101’보다 2배, 3배 연습했다. 이제 더 이상 연습생이 아니라는 각오도 컸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앨범 제목인 크리슬리스는 번데기라는 뜻이다. 아이오아이는 “가수로 데뷔해 나비처럼 훨훨 날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앨범 타이틀 아이디어는 멤버 김세정이 냈다고 한다. 김세정은 “멤버들이 작사, 안무 등 많은 부분에 참여했다. 서바이벌을 해서 그런지 멤버들 모두 매력이 다르다. 유닛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연정도 “랩 메이킹도 했다. 우리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타이틀곡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드림걸스’의 랩은 멤버 임나영과 최유정이 작사했다.
아이오아이는 8개 소속사에서 모인 멤버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걸그룹이다. ‘프로듀스101’ 프로그램을 통해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난달 1일 최종 선발된 11명이 팀을 이뤘다.
이날 아이오아이는 꽃길을 걸어 무대에 등장했다. 팬들의 바람대로 무대 위에 꽃길을 꾸민 것이다. 김세정은 “우리가 이렇게 꽃길을 걷고 오게 될 줄 몰랐다. 이제 시작인 것 같아서 떨리고 설렌다”고 말했다. 팀의 리더인 임나영은 “연습생이 아닌 걸그룹으로 데뷔하게 됐다. 오늘 첫 방송 무대가 미흡하더라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설렘과 감동을 표현하면서도 ‘이별’과 ‘끝’에 대해 언급했다. 예정된 10개월의 활동을 마치면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 길어야 1년짜리 걸그룹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임나영은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 알고 있었던 기간이었다. 오랜 시간 연습을 했기 때문에 데뷔가 간절했다. 이런 과정이 값지고 10개월도 소중한 시간이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했던 전소미는 “우리가 해체되더라도 슬프게 헤어지지 말고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바늘구멍 뚫은 생존자들 11명 걸그룹 ‘10개월 실험’… 걸그룹 아이오아이 데뷔 쇼케이스 열어
입력 2016-05-05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