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북한 어린이들의 실상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태양 아래’를 관람했다.
‘태양 아래’는 러시아 감독 비탈리 만스키가 1년간 북한에 체류하면서 촬영한 작품으로 북한 당국의 통제 속에서 살아가는 북한 어린이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그렸다. 8세 북한 소녀 ‘진미’가 조선소년단에 가입,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촬영하면서 이 소녀의 생활이 당국 통제 아래 모두 조작됐음을 알게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은 관람 후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북한 주민들과 어린이들의 삶을 보살피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많은 국민들이 봐서 변화에 앞장서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은 북한의 7차 당 대회 전날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이 영화를 예매한 일반 관객들과 함께 관람했고, 국가유공자 가족 및 탈북민 가족 등 50여명도 초청됐다.
박 대통령은 관람 전 영화관과 쇼핑몰에서 일반 시민들과 만나 ‘소통 행보’도 이어갔다. 가족 단위 시민들에겐 “오늘 어린이날이라 많이들 나오셨다”고 인사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과거 설과 추석 등 연휴기간엔 수행원 등이 겪을 불편을 고려해 대외 행보를 자제해왔으나 이번엔 국민과의 ‘스킨십’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많은 시민이 방문하는 곳을 찾았다. 박 대통령이 해외 방문에서 귀국한 직후 외부 일정을 가진 것도 이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정한 6일 임시공휴일을 앞두고 박 대통령이 국민과 인사를 나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전에는 도서·벽지, 다문화가정 등의 어린이 3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2016 어린이날 청와대 봄나들이’ 행사를 함께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 전사자 자녀 등 전사·순직자 자녀도 포함됐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린이 여러분의 꿈이 이뤄져 밝은 미래가 열릴 때 우리나라 전체도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큰 일꾼이 되고 나라의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관련기사 보기]
朴대통령 “北은 핵 포기하고 주민 삶 돌보는 계기 됐으면”
입력 2016-05-05 18:10 수정 2016-05-05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