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얼굴)가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100%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일관되게 한국과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방예산 증액을 주장했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100% 모두 부담하라고 말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일본 독일 등 미군이 주둔한 국가는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한국은 주한미군의 인적 비용 50%가량을 내고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100% 부담은 왜 안 되는가”라며 “미국은 그들을 방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하지 않으면 미치광이(maniac)가 있는 북한에 맞서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모두 부담하지 않을 경우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를 향해 “국가를 운영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며 “그는 안전장치가 풀린 대포(a loose cannon)”라고 비난했다.
한편 공화당 경선에서는 트럼프의 마지막 경쟁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경선 중단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로써 대통령 출마 선언 323일 만에 당내 경쟁자 16명을 차례로 꺾고 혼자 남았다. 한편 인디애나주 경선이 끝난 뒤 트럼프와 클런턴을 각각 인터뷰한 CNN의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지지율 54%를 기록해 41%를 얻는 트럼프를 13% 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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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한미군 방위비 한국이 100% 부담해야”
입력 2016-05-05 1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