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비교인 대북 인식 비슷… 이념보다 복음 우선돼야”

입력 2016-05-05 19:29
북한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주요 신학회와 교단 등이 복음적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을 주문하고 나섰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권혁승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 대학원에서 ‘평화통일과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정기논문발표회를 열고 “한국교회는 복음통일을 위한 교회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강연에서 김병연(서울대) 허문영(통일연구원) 교수는 교회가 추구해야 할 통일 노력의 방향을 큰 틀에서 제시했다. 허 교수는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을 넘어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회개와 용서’가 먼저라고 호소했다. 허 교수는 “전쟁 당시 평양 인구가 40만명이었는데 그 위에 43만개의 폭탄이 떨어졌다”며 “통일 논의 이전에 동포를 사랑하지 않고 분단을 지속시킨 죄를 회개하고 북녘 동포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음통일을 위해선 십자가의 사랑에 기초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다양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한국교회 안에 복음보다 이념이 우위인 상황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인이나 비교인이나 인식이 거의 같다. 성경 말씀이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자기 소견대로 생각한다”며 “통일은 마음의 준비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서는 이상과 현실을 이해하고 그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교회는 통일을 사업으로 여길 게 아니라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분과발표에서도 다양한 통일 연구 성과가 도출됐다. ‘평화통일을 위한 기독교 상담적 로고테라피’ ‘통일목회’ ‘양육과 동역으로 만들어가는 통일운동, 나오미 프로젝트’ ‘통일 후 효과적 전도의 도구로서 민족의 애가 아리랑 사용방안 연구’ 등이다.

지난달 22일 열린 한국조직신학자대회도 ‘통일을 염두에 둔 한국 개신교회 일치를 위한 신학적 대화’가 주제였다. 이 자리에서 윤철호(장신대) 교수는 “통일은 막대한 비용이 뒤따르지만,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우리 민족의 지상 과제”라고 역설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지난달 19일 포럼을 열고 “급변하는 남북관계와 정부 정책에 따라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지금은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통일운동’을 벌일 시점”이라고 주문했다.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