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방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구조조정 기업의 부실관리 책임이 있는 이들 은행이 몰상식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직원 평균 연봉 1억원 정도의 고소득임에도 지난 2년간 수백만원씩의 임금을 올려 뒷말을 낳은데 이어 최근에는 정부가 공기업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성과주의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일부 노조원들은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고한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자신들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관련 기업 노동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고, 수조원의 혈세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놓고 고작 성과주의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직무평가에 따라 임금 등에 차등을 두는 성과주의는 공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산은과 수은은 마다할 수 없는 형편이다. 재정과 통화 수단을 통해 이들 은행의 자본을 확충키로 결정하면서 자구노력을 전제조건으로 했기 때문이다. 해고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급여를 왕창 깎는 것도 아닌 성과주의 정도를 수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구조조정 기업의 인력 감축, 임금 삭감 등을 주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구조조정의 매서운 칼은 휘두르면서 스스로에 대해서는 일말의 불이익도 감내하지 않겠다는 이기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산은과 수은은 여론을 무서워해야 한다. 초고액 연봉과 정년 보장, 금융권 갑 중의 갑이라는 타성을 깨지 못하면 감당할 수 없는 후폭풍이 몰려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국책은행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분명히 했다. 지금은 경제적 비상상태다. 구조조정 여파가 한국경제를 격랑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 산은과 수은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신들이 엄중한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설] 수조원 받으면서 성과주의 반대하는 국책은행 노조
입력 2016-05-05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