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간부 공짜 식사’로 물의를 빚었던 서울 성북구 고급 한정식집 삼청각(사진)이 한식과 한국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핵심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5일 ‘삼청각 운영 활성화 기본계획’을 통해 삼청각을 2018년까지 한국 음식문화의 전당이자 음식관광 활성화의 거점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삼청각은 유신시절 ‘요정정치’의 상징이던 곳이었으나 2001년 서울시가 인수해 한식당 중심의 전통문화공간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공짜 식사’ 논란에서 보듯 방만 운영에다 최근 적자가 고착화돼 가고 있어 운영방식을 전면 혁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시는 우선 삼청각 진입로 앞 주차장 부지에 한국음식문화관을 신축할 계획이다. 지상 2층·지하1층, 연면적 3320㎡ 규모로 전시관, 도서관, 조리체험실 등을 갖춘 복합문화체험공간이다. 이곳에서는 한국 음식의 연구·전시부터 체험, 교육, 시식, 쇼핑에 이르기까지 한국음식문화를 원스톱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1층에는 한국음식과 공예, 전통 디자인이 가미된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한국식품 아트홀’을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또 삼청각의 중심에 있는 가장 큰 건물인 일화당을 리모델링해 복합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1층은 기존 한식당을 유지하고 2층은 혼례·연회·대형이벤트·전시회는 물론 요리경연대회까지 가능하도록 공간을 전면 재배치할 계획이다. 일화당 앞 놀이마당은 장독대·김칫광·차일·채마밭 등으로 꾸며 전통 식문화 교육공간이자 친환경 농업 체험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연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청천당 등 별채 한옥 5채는 반가음식, 궁중음식, 사찰음식, 전통발효음식, 다도 등의 한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한식관으로 바뀐다.
시는 내년에 일화당과 별채 5개 동을 리모델링하고 2018년 한국음식문화관을 신축해 그해 연말 전 시설을 개관·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삼청각 운영의 전문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민간기관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공개모집을 통해 내년 3월 전 운영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또 인근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과 삼청각을 순환하는 노선을 추가 신설하고 셔틀버스 노선을 다변화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삼청각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한국 음식문화의 랜드마크이자 관광객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방만경영·간부 ‘공짜 식사’ 논란으로 시끌 삼청각 ‘한국 음식문화 전당’으로 키운다
입력 2016-05-05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