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방사 여우 야생에서 새끼 첫 출산

입력 2016-05-05 18:50
소백산에서 태어난 새끼여우가 지난 3월 말 소백산 자락의 한 주택가 인근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무인센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환경부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여우’가 복원사업이 시작된 지 4년 만에 처음 야생에서 새끼를 낳았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2월 소백산 일대에 방사한 여우 한 마리가 새끼 3마리를 출산했다고 5일 밝혔다.

새끼 여우 3마리는 생후 30일 정도로 몸길이 20㎝, 몸무게는 400g으로 추정된다. 성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어미 여우는 2014년 중국에서 도입해 자연적응훈련장에서 관리 중인 개체다. 교미가 확인된 지난 2월 초 소백산에 방사했다. 이 여우는 방사지 인근에서 활동하다가 지난 3월 말 출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이후 훈련장 내에서 8마리가 태어났지만 야생에서 새끼가 태어난 것은 처음이다.

여우는 보통 1∼3월 사이에 교미하고 55∼60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3∼5월에 자신이나 다른 동물이 판 굴이나 나무더미 밑에 2∼4마리를 낳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같은 시기 교미 이후 야생에 내보낸 다른 암컷들도 새끼를 낳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무인센서 카메라와 원거리 육안 관찰 등으로 확인하고 있다. 어미가 위협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새끼를 죽이는 습성을 감안한 조치다. 소백산 여우복원사업 목표는 최소 생존개체군 50마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2012년 10월 여우 2마리를 시작으로 32마리가 방사됐지만, 13마리가 폐사했고 6마리가 올무 등 불법 사냥도구에 부상당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