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話하다] 삶의 터닝포인트가 된 美 서부 여행

입력 2016-05-05 18:59 수정 2016-05-05 21:00
최승주 어게인 대표
남존여비 사상이 심했던 엄마가 늘 하던 말씀은 “기지배는 고등학교 졸업시켜 2∼3년 직장생활 하다 시집보내는 것이 제일 좋다”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눈물을 머금고 공장에 들어갔는데 당시 대졸과 고졸의 월급 차이는 10배 이상이었다. 4년을 투자하면 40년이 달라지는구나 생각한 나는 엄마 몰래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고학을 하며 5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1991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설립되던 해 입사했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밥을 먹게 되었다고 최고로 행복해하던 직장인이었다. 1993년 10월, 생존 시 신장기증자 열한 분을 모시고 미국을 가게 되었다. 수학여행도 못간 내게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다.

미국 서부를 여행하면서 ‘장엄하다’ ‘위대하다’ ‘거대하다’라는 개념이 확실히 이해되었다. 그랜드 캐니언을 어떻게 설명하랴.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의 밤은? 내 주먹 두 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별이 촘촘히 박혀 빛났고, 소설에서나 읽었던 달빛이 나무 사이로 흘러내리는 장면을 보았다. 사진은 요세미티 공원으로, 왼쪽 두 번째가 필자다.

그때 난 깨달았다. ‘아, 이렇게 위대한 자연을 만들어 인간에게 맡기셨다면 하나님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 그런데 난 하찮은 것에 갈등하며 살았구나! 지금의 내가 내가 아니구나. 난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수 있는 거구나.’

그때부터 다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대학원은 물론 고위자과정, 포럼 등 배움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다니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정년퇴직한 지금도 배움을 놓지 않고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사용하실지 가슴 두근거리며 기대하고 있다. 어제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있길….

약력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국장 역임 △㈔지구촌사랑나눔 이사 △의왕 새벽별교회 권사 △위기청소년의 좋은친구 어게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