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인류는 언제부터 꽃에 매혹됐을까

입력 2016-05-05 19:47

꽃 피는 5월이다. 곳곳에서 꽃축제가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꽃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미국의 생태학자가 쓴 이 책은 꽃의 모든 것을 자연사와 문화사를 곁들여 우아하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최초의 꽃을 보여주는 화석은 1998년 중국 랴오닝성 이셴호수에서 발견된 ‘아르카이프룩투스 시넨시스’다. 꽃의 기원은 백악기 전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처음에는 ‘고대 과일’로 분류됐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에서 세계 최초로 농사가 시작되자 꽃 피는 식물(병아리콩, 편두, 살갈퀴)이 농작물로 재배됐다. 가꾸기 수월하도록 줄지어 심었다. 이게 최초의 직선형 정원 디자인이었다. 야생화는 결혼식 때 신부의 화관이나 부케로 활용되고, 꽃술은 요리의 풍미를 더하는 조미료로도 쓰였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화장품과 향수로 발전했다.

1844년 프랑스 시인 샤를 루이 몰방은 꽃을 소재로 연애시를 썼다. 수줍음 많은 숙녀들과 연인의 은밀한 의사소통에 꽃이 심부름꾼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예술가와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켰으며 책, 그림, 조각, 광고의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환경오염으로 멸종하는 꽃들이 늘어나고 있다. 꽃이 우리를 치유한다면 우리도 꽃을 치유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박인용 옮김.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