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미국사, 인류 최대의 모험담

입력 2016-05-05 19:47

“일반 남녀가 자신들 손으로 자신들을 위해 창조한 나라.” 역사학의 거장인 폴 존슨은 미국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에 따르면, ‘자유와 평등과 정의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의 완성’이라는 인류의 오랜 목표에 비교적 짧은 기간, 가장 가까이 다가간 나라가 미국이다. 물론 노예제도가 있었고, 흑인과 여성,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한계도 있었다. 하지만 헌법 제정, 대의제 실현, 연방수립 과정 등을 거치며 미국은 발전해 갔다. 이 책의 제목은 ‘미국의 역사’가 아니라 ‘미국인의 역사’다. 미국을 일궈낸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미국인의 보편적인 특성으로 변화(신분상승)와 이동(개척)을 꼽았다. 끊임없는 이동이 사회계층을 무너뜨리면서 평등 관념을 퍼뜨렸고, 이렇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형성돼 갔다는 것이다.

책은 미국의 모든 역사를 망라하면서 그 성취와 한계를 명료한 필치로 그려낸다. 그러나 미국사에 대한 통념에 도전하는 파격적인 견해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존 F. 케네디, 리처드 닉슨 등 미국 대통령들에 대한 색다른 평가도 흥미롭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이 책을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을 위한 강력한 해독제”라고 평했다.

문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