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부부가…자녀와… 볼만한 책 4선] 가족이 함께 하나님의 지혜 담아 보세요

입력 2016-05-05 19:45 수정 2016-05-05 20:50
<일러스트=이영은>
‘가정의 달’이다. 부부가 함께, 부모가 자녀와 함께 보면 좋을 책들이 서점가에 풍성하다. 성경을 읽을 때와는 다른 즐거움과 교훈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으며 우리 가정에 필요한 하나님의 지혜에 귀 기울여보면 어떨까.

◇와이즈 워드(세움북스)=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솔깃할만한 책이다. 구약 잠언에서 인용한 18가지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엮어냈다. 저자 피터 J. 레이하르트는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신학과 문학을 공부한 학자다. 줄곧 미국 대학에서 문학과 신학을 가르쳐왔고, 현재 앨라바마주 버밍햄 ‘데오폴리스’ 학장을 맡고 있다. 성경에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져 익숙하면서도 생소하고, 쉬우면서도 어려운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집필동기가 흥미롭다. 10명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이야기를 통해 자녀에게 호소할 수 있고, 이야기를 읽어 주는 부모에게도 도전을 줄 수 있도록 잠언의 성경적 의미를 설명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림과 함께 영어 원문을 곁들였다. 각 장마다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암시하는 성경구절을 함께 적어놓고, 스스로 생각을 적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습니다(두란노)=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신앙은 자녀가 좌지우지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자녀가 공부를 못 하거나 나쁜 친구를 사귀거나 부모 말을 듣지 않을 때, 아무리 좋은 신앙을 가진 부모라도 무너지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저자인 분당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는 ‘좋은 자녀, 나쁜 자녀는 없다’는 선언부터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녀 문제는 결국 성공이라는 세속적 가치에 매여 자녀를 내 우상으로 삼고 있는 부모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자녀는 나에게 효도하라고, 나의 노리갯감이 되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라며 “자녀의 배반을 통해 나의 거룩을 이루어 가라고 주신 선물”이라고 단언한다.

책 속에는 자녀 문제로 괴로워하고 신앙적인 좌절과 아픔을 겪었던 다양한 사례의 부모들이 등장한다. 적나라하게 소개된 ‘어떤 부모’의 이야기 속에서 바로 내 모습을 발견할 부모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자녀들에게 물려줄 유산은 오직 믿음뿐이며, 이를 위해 인내와 기도로 믿음의 본을 보일 때 자녀를 영적 후사로 받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 처음 ABC(토기장이)=알파벳 A하면 ‘Apple’로 시작하는 어린이용 영어책들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책장을 펼치니 A는 ‘Asking(구하기)’, 다시 말해 기도라고 설명한다.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알록달록한 삽화 역시 침대에 누워 기도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다양한 국제대회 수상경력을 가진 안드레아 페트릭이 그렸다. 삽화와 더불어 관련 성경 구절도 적어놓았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보면서 각 장이 담고 있는 주제에 대해 생각을 나누고 말씀을 나눌 수 있다. 책은 알파벳 A부터 Z까지 신앙 생활 및 바른 성품과 예절을 뜻하는 단어들을 풀어낸다. 저자 케네스 N. 테일러는 현대어 성경 ‘리빙 바이블’과 틴데일하우스 출판사의 설립자다. 그는 “이 책의 목적은 알파벳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것과 더불어 성경의 중요한 주제인 그리스도인의 삶, 즉 하나님이 보시기에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법을 자녀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님 부부로 살아가기(규장)=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하나님 부부’로 사는 것일까. 평범한 부부들에게 싸우지 않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아름다운 부부로 사는 것은 평생 이루지 못할 숙제가 아닐까. 예수전도단(YWAM) 국제대학사역 어드바이저로 사역 중인 홍장빈 목사와 1989년 결혼한 뒤 결혼과 가정, 자녀 양육과 관련한 사역을 펼쳐온 박현숙 사모가 터득한 해답은 이렇다. 배우자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더 배우자를 잘 아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답을 찾는 것이다.

첫 만남부터 아이를 낳고, 28년간 함께 걸어온 길을 남편과 아내가 저마다의 기억을 토대로 기록했다. 남편은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자녀로 살아간다”며 결국 가정 역시 하나님 중심으로 이뤄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아내는 남편을 자신의 시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마 3:17)’는 말씀에 따라 바라보며 살았다고 털어놓는다. 하나님의 자녀로 배우자를 바라볼 때, 하나님 부부로 살 수 있다는 삶의 고백이다.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