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울·불안에 시달리는 탈북자 전용 정신건강클리닉 생긴다… 국립춘천병원 26일 개소

입력 2016-05-04 18:26 수정 2016-05-08 17:49
탈북자 전용 정신건강클리닉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다. 탈북자들은 절반 이상이 우울 증세를 보일 정도로 정신건강이 취약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관련 지원은 충분치 않았다.

국립춘천병원은 오는 26일 강원도 춘천시 병원 건물에서 ‘북한이탈주민 하나클리닉’ 개소식과 함께 관련 심포지엄을 연다고 4일 밝혔다. 하나클리닉은 국내 최초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담 의사가 배치되고, 진료실도 일반 정신과와 분리할 예정이다.

박종익 국립춘천병원장은 “탈북 과정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탈북자들이 많지만 하나원(탈북자 정착 지원 기관)을 떠난 뒤에는 스스로 정신과를 찾지 않으면 치료받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좀 더 편하게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나클리닉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립춘천병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5개 정신병원 중 하나다.

하나클리닉은 탈북자의 우울증과 불안을 개선시키는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무료 제공할 계획이다. 서로 어려운 점을 털어놓을 수 있게 자조모임 운영도 도울 예정이다.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상담 기회도 알린다. 현재는 강원도에 체류하는 탈북자 약 600명이 대상이다. 장기적으로 탈북자 정신건강사업 거점병원을 목표로 한다.

하나클리닉은 강원도 화천에 있는 제2하나원 입소자에 대한 정신건강 지원 사업도 맡는다.

지난해 국립춘천병원이 제2하나원 입소자 194명(전원 남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4.1%나 우울 증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2%(47명)는 고위험 단계였고, 13.9%(27명)도 중증이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