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우상호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하면서 당내 단합과 함께 대여(對與) 및 대야(對野) 관계에서도 소통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 의원은 운동권 출신이면서도 합리적 조정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원 구성부터 전대까지 산적한 과제=4일 더민주 원내사령탑에 오른 우 의원은 당장 제20대 국회 원 구성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16년 만의 여소야대(與小野代) 상황에서 원내 제1당의 원내대표로서 여당인 새누리당은 물론 제3당 국민의당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 특히 모든 법안의 본회의 처리 길목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청와대를 소관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 국토교통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인기 상임위의 위원장 자리를 놓고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또 차기 국회의장을 놓고 국정 효율성을 위해 집권 여당과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 8∼9월 예정된 전당대회도 비대위와 함께 준비해야 한다.
우 원내대표는 경선 직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원내대표에 추대된 박지원 의원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두 분 다 대화가 충분히 통하는 분들이라고 평가한다”며 “앞으로 원내 1당으로서 그분들과 함께 생산적인 국회가 되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 명이 대화하면 언성을 높이거나 싸울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20대 국회) ‘퀄리티 스타트’가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당 대변인을 할 때 많은 얘기를 나눴다. 기대를 갖고 있다”며 “제1당 대표이므로 우리에게 많이 베풀어 달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도 기대감 섞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 의원이 당내 소통에 장점이 있고 당내에서 의견을 먼저 모으겠다고 공언했으니 그대로만 하면 대여 협상 결과 등에 대해서도 크게 공격받지 않고 원내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내 단합에 대해 한 재선 의원은 “우 의원이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각을 세우지 않은 만큼 김 대표와 우 의원 간 새로운 밀월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이종걸 원내대표와 겪었던 그런 갈등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1차 투표에서 우원식 의원에게 4표 차로 뒤진 우 의원의 ‘7표차 뒤집기’에는 비주류 및 초선 의원들의 표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4명의 후보(강창일 노웅래 민병두 이상민) 모두 ‘완주’한 결과 결선에 후보를 올리지 못한 비주류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강경 성향인 우원식 의원 대신 우 의원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 의원이 그동안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꾸준히 접촉해 왔다는 것도 초선 당선인들의 표심을 움직였다. 당 일각에서는 우원식 의원이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가깝다는 점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손학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상호는 누구=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을 지낸 우 의원은 더민주 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을 대표하는 운동권 출신이다. 2000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젊은 피 수혈’로 정치권에 입성한 우 의원은 이후 당 대변인만 8차례 역임하며 ‘당의 입’ 역할을 맡아 왔다. 16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에게 낙선한 그는 이후 20대 총선을 포함해 네 차례 ‘리턴 매치’에서 세 번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최승욱 문동성 기자
applesu@kmib.co.kr
DJ가 영입한 운동권 출신 우상호 더민주 새 원내대표… ‘소통의 폭’에 달렸다
입력 2016-05-04 18:17 수정 2016-05-04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