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디올라, 챔스리그 3연속 결승행 좌절

입력 2016-05-04 18:46
호셉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경기에서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고개를 숙인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뉴시스

FC 바르셀로나(스페인)의 베테랑 수비수 다니엘 알베스(33)는 옛 스승인 호셉 과르디올라(45) 바이에른 뮌헨(독일) 감독을 “축구계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부른다. “늘 자신이 원하는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자”라는 칭송이다. 과르디올라는 매 경기 새로운 시도를 한다. 어떤 선발 명단과 어떤 전형을 들고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는 놀라운 지략으로 2007년 이후 8년 사이에 19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바르셀로나를 이끌던 2008-2009 시즌엔 ‘티키타카(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 가는 전술)’로 대변되는 점유율 축구로 트레블(UEFA 챔피언스리그·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코파 델 레이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때 그는 ‘UEFA 챔피언스리그 최연소 우승 감독’이란 타이틀도 얻었다. 2010-2011 시즌에도 그는 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그러나 그런 과르디올라가 독일로 옮겨와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으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혁신가’한테도 한계가 온 걸까.

바이에른 뮌헨은 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 마드리드·스페인)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경기에서 2대 1로 이겼다. 원정 1차전에서 0대 1로 패한 바이에른 뮌헨은 합계 2대 2를 기록,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과르디올라는 2013-2014 시즌부터 3시즌 연속 4강에 올랐지만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는 아픔을 맛봤다. 공교롭게도 그는 3시즌 연속 준결승에서 스페인 팀에 패했다. 2013-2014 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그해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 2차전 합계 0대 5로 패했다. 지난 시즌엔 자신이 지휘했던 바르셀로나에 3대 5로 무릎을 꿇었고, 이번 시즌엔 A. 마드리드에 결승행 티켓을 빼앗겼다.

과르디올라는 A. 마드리드가 8강에서 ‘티키타카’로 무장한 디펜딩 챔피언 FC 바르셀로나를 꺾는 것을 보고, 높이와 크로스라는 비책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차세대 명장’ 디에고 시메오네(46·아르헨티나) 감독이 이끄는 A. 마드리드의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극복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차전 슈팅 수에서 33대 7로 우위를 점했다. 또 볼 점유율에서 72.5%대 27.5%로 앞섰다. 과르디올라는 대표적인 점유율 축구의 옹호자다. 볼을 소유하는 게 경기를 지배하는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그는 이런 방식도 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르디올라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또 다른 4강 2차전에 대해 “맨체스터 시티가 이기길 바란다”고 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그가 다음 시즌부터 지휘할 팀이다. 그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승리라는 실익을 챙길 수 있는 보수적 사고로 돌아설지 아니면 혁신적 사고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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