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 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 하고 꼬박 일곱 달 동안을 했다. 하지만 번번이 장인은 딸의 키가 미처 자라지 않았다며 딴청을 부린다.” 1935년 발표된 소설가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봄’ 속 이야기다.
혼례를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군말 없이 일하던 데릴사위, 그를 속인 장인, 점순이 등 소설 속 주인공을 만나볼 수 있는 김유정 문학마을이 오는 27일 강원도 춘천 신동면 증리에 8년 만에 문을 연다.
증리는 ‘봄봄’과 ‘동백꽃’ 등 향토색 짙은 단편소설을 집필한 김유정 선생이 태어난 마을이다. 1908년 이곳에서 태어난 그는 30여점의 작품을 남기고 1937년 요절했다.
춘천시는 김유정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문화와 전통을 체험하는 공간 조성을 위해 2008년 문학마을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토지보상 등에 차질을 빚으면서 실제 공사는 지난해부터 진행됐다.
국비와 도비, 시비 등 82억원을 들여 2만5700여㎡ 면적에 조성한 문학마을은 김유정의 문학과 삶을 조명한 사료관, 체험관, 야외공연장, 농산물 판매장 등이 갖춰져 있다. ‘김유정 이야기집’으로 이름이 지어진 사료관은 김유정의 문학과 삶을 다양한 이미지 전시물, 영상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체험관은 4개 공간으로 전통체험 등을 제공한다.
이상민 시 문학마을 담당은 “김유정 문학마을 일원은 북카페, 실레마을 이야기길 조성 등 사업을 통해 지난해 70만명이 찾을 정도로 지역 대표 문화관광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며 “출생에서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김유정 선생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춘천시 김유정문학마을 8년 만에 완공
입력 2016-05-04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