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사진) 국회의장이 4일 신임 인사차 예방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당선인에게 “원내수석부대표를 잘 뽑으라”고 조언했다.
정 의장은 “정 많은 아우님 같은 분”이라고 정 원내대표에게 친근감을 표한 뒤 “제가 보니까 원내수석부대표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 같다. 내가 희망하는 건 수석을 아주 원만하고 대표님 말씀을 잘 듣는 분으로 선택해 달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원내대표는 당에서 뽑는 사람이지만 원내수석은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사람인데 그동안 보면 당청 역학관계 때문인지 모르지만 수석이 앞서는 모습이 보여 양당이 일정을 잡고 국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 의장으로서 불편한 게 있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정 의장이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왔던 조원진 의원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 수석은 그간 경제 활성화 관련법, 테러방지법 등에 대한 직권상정 요구를 거부하는 정 의장을 향해 “의장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며 비판했다. 이에 정 의장은 “그 친구 천벌 받는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의장의 ‘뒤끝’ 있는 충고에 정 원내대표는 “고향으로 돌아오시라”고 응수했다. 총선 공천 파동을 비판하며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어졌다”고 밝힌 정 의장에게 복당을 요청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권유에 당황한 정 의장은 “원내대표가 훌륭한 분이 됐으니 한번 재고해봐야겠다”며 처음엔 에둘러댔지만 곧이어 “내 고향 부산으로 돌아가 정치를 떠나 나라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보려 한다”며 사실상 제안을 거절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정의화, 뒤끝 있네∼ 신임 인사차 들른 정진석에 “원내수석부대표 잘 뽑아야”
입력 2016-05-04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