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8월 말∼9월 초 전당대회… 당분간 김종인 체제로

입력 2016-05-04 04:00
여야 대표들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한국보도사진전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권한대행,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오른쪽은 한국사진기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국민일보 이동희 차장.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새 지도부를 선출키로 했다. 더민주는 전당대회 개최 전까지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金 “이른 시일 내 전대 준비하겠다”=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3일 4·13총선 직후 불거진 자신의 거취 논란을 스스로 종결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당선인·당무위원회 연석회의 인사말에서 “비대위 체제의 연장을 요청한 적도 없고, 바라지도 않았다. 저도 빨리 이 멍에에서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국회 원 구성이 되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물리적으로 가능한 시일 내에 전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시라도 빨리 비대위를 해산하고 떠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거취 관련 논란에 대한 불쾌한 심정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제가 더민주에 올 적에 당대표가 되려고 온 것이 아니고, 솔직히 말해 대표직에 관심도 없다”며 “그런 사람을 놓고 추대니 경선이니 하는 얘기를 듣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정치라고 해도 최소한의 인격과 예의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거취 논란이 계속되면 본인과 당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측은 연석회의에 앞서 조기 전대론을 주장한 당내 인사들과 연락해 절충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해 온 송영길 당선인은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장선 총무본부장, 원혜영 의원과 접촉을 했다”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수권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지금의 당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논란이 길어질수록 총선 승리 의미까지 반감돼 본인에게도 득이 안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더민주 이르면 8월 새 지도부 선출=진통이 예상됐던 당선인·당무위 연석회의는 회의 시작 한 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연석회의는 오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새 지도부를 선출키로 했다. 당무위는 이와 함께 ‘경제비상대책기구’를 설치키로 하고 구성 권한을 김 대표에게 위임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만장일치로 8월 말에서 9월 초, 정기국회 개회 전에 정기 전당대회를 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경제비상대책기구의 책임을 맡을지에 대해 박 대변인은 “4일 정책위의장이 결정되면 구체적으로 밝히겠다”면서 “(김 대표가) 그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당대회 개최가 확정되면서 당권주자들에게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송영길 당선인은 당대표 경선 출마를 확정지은 상태이며, 추미애 의원도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박영선 의원과 김진표 당선인도 출마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국회의장에 도전한 정세균 의원과 김부겸 당선인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이달 중 일본 게이오대 초청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외부 활동이 늘면서 전당대회 국면에서 손 전 고문이 등판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특강은 요청이 있어서 가는 것”이라며 “아직은 정계은퇴 의사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