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가 ‘재정위기 주의 지자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시는 지난달 20일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를 한국중부발전에 137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29일 옛 KBS 태백방송국 부지를 부영그룹에 133억원에 매각하면서 270여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또 다음 달 말까지 공유재산 매각대금 잔금이 완납되면 200억원을 부채상환 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70억원은 시 자체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재 997억원에 이르는 채무액이 797억원으로 줄게 된다. 당초 예산이 311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현재 32.04%에서 25.61%로 낮아지게 된다. 또 상반기 추경예산에 414억원을 편성하면 예산규모가 3525억원으로 늘어나 부채비율이 22.6%까지 줄어든다.
시는 지난해 7월 예산 3568억원 대비 채무 비율이 34.4%(1147억원)에 달하면서 행정자치부로부터 재정위기 주의 지방자치단체로 지정됐다. 2014년 6월 오투리조트의 기업회생 신청에 따라 농협부채 지급 보증액 1823억원 가운데 1307억원의 부채를 시가 떠안으면서 빚어진 일이다.
그동안 시는 시청 뒤 공터와 옛 시 보건소 등 공유재산 매각, 하수도 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 현실화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빚을 줄여왔다. 또 지난 2월 오투리조트의 매각에 성공하면서 지방재정과 행정력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 채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시 관계자는 “현재 예산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에는 재정위기 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상반기에 150억원을 추가로 갚게 되면 20% 초반의 안정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정위기관리제도를 통해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5% 초과 시 ‘주의’, 40% 초과 시 ‘심각’ 등급을 지자체에 부여한다. ‘주의’ 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세출, 채무조정 등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이행해야 한다. ‘심각’ 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지방채 발행에 제한을 받는다.
태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태백시, 재정위기 지자체 오명 탈출한다
입력 2016-05-03 21:17 수정 2016-05-03 2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