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영웅, 조작됐다? ‘연출된 사진’ 이어 또 잡음

입력 2016-05-03 18:17 수정 2016-05-03 21:38

미국 해병대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가장 유명한 사진 가운데 하나인 ‘이오지마 성조기 게양’(사진) 속 인물들이 뒤바뀌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진은 AP통신의 조 로젠탈 기자가 1945년 2월 23일 찍은 것으로 미국의 대일 전쟁 승리를 예고하는 사진이다. 도쿄 남쪽 바다에 있는 섬 이오지마는 일본 본토 공습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미군은 이곳을 뺏기 위해 2만5000명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한 달 넘게 전투를 벌였다.

희생이 너무 크다는 비난여론이 높았으나 성조기 게양 사진이 나오면서 곧 수그러들었고, 원자폭탄 제작을 위한 모금운동에도 불이 붙었다. 깃발을 꽂은 6명은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선전활동에 동원됐다. 하지만 사진에 등장하는 해병대원의 아들이 쓴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이라는 책이 발간되면서 연출된 장면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영웅 6명 중 1명이 현장에 없던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엉뚱한 영웅을 칭송했다”는 논란마저 확산됐다. ‘연출된 사진’이라는 불명예에 이어 주인공마저 바뀌었다는 오명을 얻게 된 것이다.

손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