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중형세단 시장, 불꽃 4파전

입력 2016-05-03 18:46 수정 2016-05-03 22:06
제러미 쇼트 말리부 글로벌 개발담당 임원(왼쪽)과 황준하 한국지엠 파워트레인 부문 전무가 3일 서울 광진구 W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쉐보레 올 뉴 말리부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에 밀려 침체기를 걷던 국내 중형세단이 부활에 성공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독주체제에 지난해 기아자동차 K5가 가세한 뒤 올해 들어서는 르노삼성자동차 SM6가 본격적으로 경쟁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지엠 쉐보레의 신형 말리부가 초반 흥행에 성공하며 치열한 4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올 뉴 말리부가 출시 나흘 만에 사전계약 6000대를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7일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한 뒤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500대의 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이는 앞서 돌풍을 일으킨 SM6보다도 가파른 페이스다. SM6는 영업일 기준 7일 만에 사전계약 5000대를 넘어선 바 있다.

탄력을 받은 한국지엠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부사장은 “사전계약 고객에게는 출고 시점이 6월을 넘기더라도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말리부 생산에 들어간 한국지엠 부평2공장은 이번 주말을 포함한 황금연휴까지 반납한 채 수요를 따라잡기 위한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내 중형세단 시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쏘나타가 주도했다. 하지만 SM6가 지난 3월 출시 첫 달에만 6751대 판매기록을 세우며 7053대가 팔린 쏘나타의 턱밑까지 위협했다. 영업용으로 판매되는 YF쏘나타의 611대를 제외하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실적에서는 SM6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에는 이 흐름이 다시 뒤집어졌다. SM6가 고급 사양의 부품 수급 문제로 출고에 차질을 빚는 사이 쏘나타가 치고 나갔다. 지난달 쏘나타는 총 8057대, 개인 판매는 7087대를 기록했다. SM6는 5195대가 판매되면서 다소 내려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월 5000대 이상씩 팔리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 K5는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4255대가 팔렸고, 지난달에는 3888대가 판매됐다.

2011년 국내 차 시장의 22.3%까지 차지했던 중형세단 점유율은 2013년 18.8%에 이어 지난해에는 15.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3월에는 16.8%로 반등했다. 중형세단의 점유율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세단 시장이 침체됐던 가장 큰 이유는 신차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부터 신차 출시가 집중되면서 중형세단이 다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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