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이란 방문] 흰색·분홍색·녹색 ‘루사리’·재킷 朴, 이란 국기 색깔로 예의 갖춰

입력 2016-05-03 00:31
역대 한국 정상으론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1일에 이어 2일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히잡의 일종인 흰색 ‘루사리’를 착용했다. 루사리는 페르시아어로 ‘머리에 쓰는 스카프’를 의미한다. 여성 수행원·기자들도 모두 루사리를 둘렀다.

박 대통령의 루사리 착용은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이날 흰색 루사리와 분홍색 재킷을, 전날엔 녹색 재킷을 입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흰색, 붉은색, 녹색은 이란 국기 색깔이다. 이란 정부는 우리 측과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일정을 조율하면서 루사리 착용을 요청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첫 정상 방문이자 양국 교류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이란 문화 존중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또 박 대통령이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을 방문한 첫 비(非)이슬람권 여성 지도자라는 점도 감안됐다. 아직까지 무슬림이 아닌 여성 지도자의 이란 방문은 없었다. 최근 이란을 방문한 캐서린 애슈턴 전 유럽연합(EU) 고위대표,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 등도 루사리를 썼으나 이들은 국가 정상은 아니었다.

이란은 이슬람혁명 다음 해인 1980년부터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히잡은 여성 신체를 가리는 이슬람식 복장을 총칭하는 말이다. 눈을 제외한 신체 전체를 가리는 차도르도 히잡의 일종이다. 박 대통령이 히잡을 쓴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당시 아부다비 이슬람사원에 들렀을 때 스카프 형식의 ‘샤일라’를 머리에 두른 적이 있다.

테헤란=남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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