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살아있었네… 3세대 ‘프리미엄 콤팩트’ 떴다
입력 2016-05-03 19:10
스마트폰이 삼켜버린 기기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카메라다. 필름 카메라와 달리 촬영 매수의 제한이 없어서 카메라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던 디지털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발전과 함께 서서히 자리를 내주게 됐다. 한 때 유행했던 디지털일안반사식카메라(DSLR)가 서서히 자취를 감췄고, DSLR의 화질에 휴대성까지 갖춰 주목받았던 미러리스 카메라도 이제는 주인공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후의 보루 ‘프리미엄 콤팩트’=카메라 업계가 마지막 자존심으로 내세우고 있는 건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다. 콤팩트 카메라는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디지털 카메라를 가리키는 말로 일명 ‘똑딱이’로 불린다. 과거에는 작은 크기만큼 화질도 떨어져 DSLR, 미러리스 등과 함께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였다. 하지만 카메라 업체들은 똑딱이에 고화질 촬영이 가능한 대형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다양한 부가 기능을 빼곡히 채워 넣어 새롭게 업그레이드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은 2012년 14%에서 지난해 54%로 4배 가량 껑충 뛰었다.
대표적인 제품은 소니의 RX100이다. 2012년 처음 시장에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RX100은 지난해 RX100 IV까지 후속작이 이어지면서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RX100은 1인치 크기의 이미지 센서에 칼자이스 렌즈를 탑재해 DSLR에 버금가는 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RX100 IV는 초당 14장을 촬영할 수 있는 고속 연사, 4K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소니가 문을 열면서 다른 카메라 업체들도 이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캐논은 1인치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G7X 마크II를 최근 출시했다. DSLR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데 원동력이 됐던 캐논 특유의 색감을 G7X 마크II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제품에는 캐논의 영상 엔진인 ‘디직7’이 탑재됐다.
후지필름은 필름 카메라의 디자인을 살린 X70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X70은 DSLR과 같은 크기인 APS-C 이미지 센서를 장착했다. X시리즈 최초의 180도 틸트형 터치 패널 액정모니터와 디지털 텔레컨버터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의 카메라 강자인 니콘도 올해 초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DL 시리즈를 발표하고 시장 출시를 준비 중이다.
◇듀얼 렌즈로 차별화=디지털카메라를 시장에서 밀어내고 가장 애용하는 카메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은 계속 새로운 기능을 갖추고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렌즈가 2개 달린 ‘듀얼 렌즈’ 카메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작을 알린 건 LG전자 G5다. G5는 화각 135도인 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1600만 화소 일반 카메라 2개가 탑재돼 있다. 광각 카메라는 풍경 사진을 찍을 때 발군의 능력을 발휘한다.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시야각은 120도 가량인데 이보다 넓은 각도의 풍경을 한 번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광각 카메라는 따로 구입할 경우에 수십 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이 기능이 내장돼 있는 건 큰 장점이다. G5는 별도의 모듈로 제공되는 ‘캠 플러스’를 장착하면 광각과 일반 카메라를 줌인·줌아웃 하듯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서 촬영 편의성도 높다.
화웨이도 최근 공개한 스마트폰 P9에 듀얼 렌즈 카메라를 탑재했다. 카메라 전문 업체로 유명한 라이카와 손을 잡은 게 특징이다. 두 개의 렌즈가 다른 화각을 가진 G5와 달리 P9은 듀얼 렌즈가 하나의 사진을 찍는데 사용된다. 두 개의 렌즈에서 찍은 사진을 하나로 합쳐 화질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라이카 카메라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라이카 필름 모드 필터가 들어가 있다. 총 3가지 라이카 필름 모드 및 흑백 모드 필터를 사용할 수 있다.
애플도 차기 아이폰에 듀얼 렌즈를 탑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G5와 마찬가지로 광각·일반 촬영이 가능한 2개의 렌즈가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