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아타 샤프달이 2일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도 하나둘씩 침통한 표정으로 입장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호흡기가 손상된 14세 소년은 휠체어에 앉은 채로 단상에서 샤프달 대표와 마주했다. 이 소년의 어머니는 “똑똑히 보시라”며 “당신들 때문에 공놀이를 하는 것이 아이의 소원이 됐다”며 흐느꼈다.
샤프달 대표가 회견문을 낭독하자 피해자와 가족들은 격하게 반발하며 “너무 늦었다”며 다소 거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샤프달 대표의 뒤통수를 치며 “우리가 만나자고 할 때는 모른 척하더니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과에 나섰느냐”고 거칠게 항의했다. 샤프달 대표는 “아이 엠 쏘리(I am sorry)”를 연신 내뱉으며 “제발 내게도 얘기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샤프달 대표의 회견문 낭독이 끝나고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 피해자는 “아이가 고통스럽게 죽어갔는데 처음부터 사과를 했어야 했다”며 “개인적으로 한 명씩 찾아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처음 발생한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면담을 요청했지만 옥시 측이 거부했다고 가슴을 쳤다. 격분한 이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기자회견은 또다시 중단됐고 따로 면담하겠다는 확답을 받은 뒤 퇴장했다. 옥시 측은 취재진 없이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조건으로 면담을 수락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최승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5년간 사과를 거부한 옥시의 사과는 형식적일 뿐”이라며 “옥시는 자진 철수하고 폐업하라”고 요구했다.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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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시작되자 사과 나섰느냐”… 옥시 회견장 온 피해자 가족들
입력 2016-05-02 2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