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美 강간”… ‘기세등등’ 트럼프 막말 재시동

입력 2016-05-02 18:44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경선 2, 3위 후보가 1위인 도널드 트럼프 (사진)후보의 승리를 늦추는 계기로 삼았던 인디애나주 경선마저도 트럼프에게 내줄 것이 확실하다. 반(反)트럼프 열기가 고조되기는커녕 트럼프의 승리가 더욱 굳어진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트럼프와의 본선에 대비한 러닝메이트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는 인디애나주에서 49%의 지지율로 2위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34%)을 15% 포인트 앞섰다. 3위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13%에 그쳤다. 인디애나주는 크루즈와 케이식이 연대해 크루즈에게 표를 몰아주기로 한 곳이다. 선거연대조차 트럼프 승리 저지에는 역부족인 게 드러난 것이다.

뉴욕주(4월 19일) 압승에 이어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등 5개주 경선(4월 26일)을 싹쓸이한 트럼프가 대의원 57명이 할당된 인디애나주까지 승리하면 공화당 지도부는 더 이상 트럼프를 막기 어려워진다. 트럼프가 대의원 1014명을 확보해 경선 승리까지 223명만 남는다. 남은 경선에서 3분의 1 정도만 가져가도 캘리포니아주, 뉴저지주 경선이 열리는 6월 7일이면 승리를 선언할 수 있게 된다.

3일 이후 이미 트럼프에게 줄을 서기 시작한 공화당 주류 세력의 ‘전향 선언’도 한층 가팔라질 전망이다.

기세등등해진 트럼프는 “인디애나주에서 이기면 게임은 끝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대미 무역흑자를 내는 중국이 미국을 계속 강간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며 트레이드마크인 ‘막말’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막말이긴 하지만 본선전에 대비해 ‘경제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승리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민주당 주변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러닝메이트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자주 이야기되는 인물은 엘리자베스 워런(66) 민주당 상원의원이다. 워런은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에 관심을 쏟은 대표적 진보계 정치인이다. 때문에 월스트리트 부자와 가깝다고 비난받는 클린턴의 약점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성공한 여성 기업인인 페이스북의 세릴 샌드버그(46) 운영이사도 러닝메이트로 거론된다.

아울러 클린턴은 당내 이탈표를 막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클린턴이 CNN에 나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새로운 미국을 건설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샌더스 지지층 달래기의 일환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