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18 기념식 ‘임을 위한 행진곡’ 다시 부르나

입력 2016-05-03 00:05
올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될 수 있을까. 5·18민주화운동 36주기를 앞두고 이 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5·18기념행사위원회는 2일 “올해는 모두가 화합하는 기념식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5월 단체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념위 소속 5월 단체들이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식에 흔쾌히 참석하게 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 기념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임을…’ 제창에 부정적이던 국가보훈처는 현재 기념식순 포함과 제창 여부를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돼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정부에 5·18기념곡 지정을 일제히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2일 당 최고위회의에서 ‘임을…’을 5·18기념곡으로 지정하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제안했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이날 “5·18은 결코 망각해선 안 되고 기억해야 하며, 기억하지 않으면 아픈 역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기념곡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기념위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념곡 지정을 촉구할 방침이다.

5·18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부터 노무현정부를 거쳐 이명박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정부 기념식에서 아무 문제없이 ‘임을…’이 제창됐다. 하지만 2009년 참석자 전원이 함께 부르는 ‘제창’에서 공연단 ‘합창’으로 격하된 데 이어 2013년부터는 식순에서 아예 제외됐다. 이후 보훈처와 5월 단체는 3년 연속 각자의 기념식을 ‘반쪽 행사’로 치러왔다.

5·18기념위 관계자는 “보훈처의 전향적 태도가 전제되지 않으면 올해도 기념식에 불참하자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