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에 진학키로 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장녀 말리아(사진)가 입학 전 ‘갭이어(Gap Year)’를 갖기로 하면서 이 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갭이어는 고교 졸업 후 대학생활을 시작하기 전 일을 하거나 여행, 봉사활동을 하며 보내는 해를 말한다. 당초 영국에서 시작됐으나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보통 1년이지만 그 이상일 수도 있다.
말리아가 진학하는 하버드대는 입학이 결정된 학생에게 갭이어를 가질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며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린스턴대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채플힐캠퍼스)도 갭이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말리아는 1년의 갭이어를 마치고 2017년 가을 하버드에 입학할 예정이다.
하버드대는 홈페이지에 ‘차세대, 소진(burn out)할 것인가, 휴식(time out)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갭이어의 의의와 필요성을 짚었다.
기사는 “요즘 세대는 과거보다 훨씬 이른 10대 초부터 진로를 염두에 둔 경쟁에 노출된다”며 “온갖 상을 휩쓴 최우수 학생들도 자신의 성취가 가치 있는 일인지 회의하게 된다”고 했다. 심지어 의사, 기업가, 학자, 법조인 등 성공한 30, 40대 전문직 종사자도 험난하고 오랜 기간의 신병훈련소(boot-camp)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같은 공허하고 멍한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세대가 한걸음 물러나 목표를 성찰하고, 주위의 기대와 압력에서 독립해 인생을 경험하는 것은 매우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오바마 딸 말리아 ‘갭 이어’ 갖는다는데… 하버드대 입학前 1년 휴식 갖기로
입력 2016-05-02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