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朴’ 대표 대행 원유철 열심히는 했지만…

입력 2016-05-02 17:45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가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파벌 청산을 안 하면 새누리당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병주 기자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임기 마지막 날인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파 갈등과 파벌주의를 청산하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선 없이 원내대표에 오른 뒤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맡은 그는 차기 당권에 도전하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쉬고 싶다”고만 했다. 새누리당은 3일 당선인 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 원내대표는 “당이 깨질 수 있었던 어려운 시기에 부족한 제가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돼 무거운 마음으로 임기를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청은 운명공동체라는 신념으로 수차례 고위 당정청 회의와 정책조정협의회를 열었다”며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20대 총선 공천 파동과 선거 참패에 대해선 “송구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해 2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에 선출됐다. 이후 같은 해 7월 유 전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사퇴한 지 6일 만에 원내대표에 추대됐다. 당시 취임 일성이 당청 관계 회복이었다. 계파색이 옅었던 원 원내대표는 취임 후 빠르게 ‘신박’(새로운 친박)으로 변신했다. 김무성 전 대표의 정치적 트레이드마크였던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론을 외치며 ‘제3의 길’을 주장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관광진흥법 등 박근혜정부가 내세운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앞장섰지만 지나치게 청와대 ‘오더’만 따랐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는 지난달 총선 참패 직후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 또 한번 추대됐는데 당내 반발로 없던 일이 됐다.

원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에서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됐던 순간과 공천 막바지에 어떻게든 갈등을 봉합하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을 때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카운터파트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에 대해선 “인간적으로 좋은 분인 건 틀림없다”면서도 “협상 파트너로서는 아주 힘들었다”고 했다.

원 원내대표는 향후 거취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평의원으로 돌아가 당과 국가를 위한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다”는 원론적인 말만 했다. 그는 “‘싸움하지 말고 국민들 잘 살게 해 달라’는 시민들의 말씀을 화두로 삼아 더 반성하고 고민하고 성찰하려고 한다”며 “이런 것들이 정리된 후 뭘 할지 결심하겠다”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원 원내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문정림 원내대변인 제안으로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등 물러나는 원내대표단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