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못지않은 제자 사랑… 5월의 스승에 원순련 교사

입력 2016-05-02 21:17

“저에게 부모님이셨어요. 늘 헌옷만 줄여 입고 치마는 입어보지도 못했는데 제 일기장을 보셨는지 선생님이 원피스를 구해주셔서 처음 치마를 입은 기억이 생생합니다.”(1979년 제자 김○○)

교육부와 이달의 스승 선정위원회는 37년간 경남 거제지역 초등학교에서 헌신했던 원순련(63·여·사진) 교사를 ‘5월의 스승’으로 뽑았다고 2일 밝혔다. 원 교사는 거제 장평초, 계룡초, 거제초 산달분교 등에 근무하다 지난해 거제 국산초 교장을 끝으로 교직을 마무리했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사비를 털어 장학금을 주던 ‘엄마’ 같은 선생님이었다. 특히 1998년부터 3년간 거제초 산달분교 학생 13명, 중학생 5명, 고등학생 3명을 모아 매주 화·목요일 저녁 글짓기와 기타 연주를 가르쳤다. 마을 사람들을 초청해 학예회와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2006년부터 거제지역 다문화 이주여성들에게 글쓰기, 요리 등을 가르치며 한국생활 적응을 도왔다. 2008년 ‘올해의 스승상’ 상금 1000만원을 중국과 베트남 이주여성 6명에게 친정 다녀올 여행비로 건네기도 했다.

원 교사는 퇴직 후에도 거제대학 겸임교수, 다문화 학부모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정년퇴임하던 날 47세가 된 첫 제자 13명이 찾아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상’이라는 글귀가 적힌 상을 줬는데 너무 행복했다. 스승의 길을 걸어온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