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8년 전통의 대구 ‘약령시(藥令市·약재상들이 모여 조성된 거리)’가 갈림길에 서있다. 대구시와 중구, 상인회는 약령시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한방에 대한 신뢰감·호감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약령시 지키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시는 4일부터 8일까지 대구 남성로 약령시 일대에서 제39회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전주 한옥마을처럼 한복 대여를 한다거나 ‘다이어트환’ 만들기 등 젊은 층과 외국인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새 프로그램을 대폭 늘리고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쇠퇴하는 약령시를 살리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약령시 살리기는 지난해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상인 등이 나서 약령시를 전통시장에 등록했다. 전통을 깨는 것이라며 반대도 있었지만 전통시장으로 누릴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올해 ‘2016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에 공모해 선정되기도 했다. 대구시와 중구도 약령시를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개발하기 위해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대구시는 2004년 12월 이곳을 ‘약령시 특구’로 지정해 축제를 여는 등 부흥을 위해 애썼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방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특구 지정 등의 노력이 약효를 내지 못한 것이다.
또 약령시 인근에 2011년 대형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임대료 상승 등의 문제가 나타나 급속도로 거리가 쇠퇴하고 있다. 2009년 210곳이던 한방 관련 업소가 2015년 177곳으로 줄었다. 빈자리는 식당, 커피전문점 등이 차지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축제, 주변 관광지 연계 등을 통한 문화·관광 명소 만들기 등 방향을 바꿔 활로를 찾을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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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년 전통 대구 약령시, 옛 명성 되찾을까
입력 2016-05-02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