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한국선수 우승이다. 올 시즌 들어 10번째다.
등록명 제니 신(Jenny Shin)으로 활동하는 신지은(24·한화)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5년 만에 챔피언 대열에 합류했다.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컨트리클럽(파71·6462야드)에서 끝난 텍사스 슛아웃(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쳤다. 허미정(27·하나금융그룹)과 양희영(27·PNS), 제리나 필러(미국) 등 공동 2위를 2타 차로 제친 그는 데뷔 5년 만에 처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1년 LPGA 투어에 합류한 이후 135개 대회 출전만의 첫 우승이다. 신지은은 9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미국에서 골프를 익혔지만 여전히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써 올해 열린 11개의 LPGA 투어 대회는 순수 한국 선수가 5승,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한국계 외국 국적 선수가 5승 등 한국(계) 선수가 10승을 휩쓸었다. 한국선수로는 2승의 장하나(24·비씨카드)를 비롯, 김세영(23·미래에셋), 김효주(21·롯데), 신지은이 챔피언 대열에 합류했고, 교포선수로는 각각 2승씩을 올린 리디아 고, 노무라 하루(일본)와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민지(호주)가 있다. 한국(계) 선수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우승한 선수는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의 렉시 톰슨(미국) 뿐이다.
한국 선수는 세계랭킹 10위내에 6명이 포진해 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까지 포함하면 무려 7명으로 막강 전력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박성현(23·넵스) 등 미래 LPGA 자원을 고려하면 LPGA에서 한국선수들의 위상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LPGA 투어에서의 한국 선수 득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미국 내 여자골프 인기가 떨어져 자국 기업 스폰서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LPGA 사무국은 글로벌 마케팅을 표방하면서 아시아 기업을 적극적으로 스폰서로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33개 대회 절반에 가까운 16개 대회의 스폰서가 아시아 기업이다. 올해만도 국산볼 제조업체인 볼빅이 대회를 창설한 것을 비롯해 한국기업 5개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수이다.
한때 LPGA 사무국은 한국선수를 견제하기 위해 영어시험 도입을 검토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반대여론에 밀려 무산됐지만 우승을 독차지하는 한국선수들을 고까운 시선으로 본 게 사실이다. 사무국은 코스 전장을 늘리는 방법으로 합법적으로 한국선수들을 견제하려 했지만 그 또한 실효가 없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134전 135기… 신지은, 5년만에 첫 우승컵
입력 2016-05-02 18:15 수정 2016-05-02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