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추락하는 삼성… 이유는 있다

입력 2016-05-02 18:15 수정 2016-05-03 10:08

‘삼성 제국은 이대로 몰락하는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일곱 달 전만해도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최강팀이었다. 아쉽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 패했지만 4년 연속 통합우승을 할 정도였다. 한 때 ‘프로야구는 10개 팀이 아무리 피 터지게 싸워도 결국 삼성이 일등하는 스포츠를 지칭한다’는 말이 생겨나기까지 했다.

그런데 올 시즌 삼성은 전혀 다른 팀으로 돌변했다. 2일 현재 11승13패로 5할 승률에 밑돌며 8위로 떨어진 상태다. 예년 같으면 일시적 침체로 여겨졌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속을 잘 들여다보면 삼성이 침몰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삼성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철벽 불펜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한 때 ‘삼성과 경기해 7회까지 뒤집지 못하면 그대로 진다’는 속설이 있었다. 그만큼 불펜이 탄탄했다. 실제 삼성은 2012년 5월 24일 대구 롯데전부터 2014년 5월 25일 대구 넥센전까지 7회 리드한 경기에서 무려 14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그랬던 불펜이 올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13패 중 7패가 역전패다.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이 무려 6.28이나 된다. 리그 꼴찌다. 전문가들은 해외 원정도박으로 방출된 마무리 임창용의 공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임창용이 팀을 떠나면서 중간으로 나오던 안지만이 클로저로 나섰고, 심창민과 박근홍 김대우 등이 중간을 맡기엔 힘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염종석 SPOTV 해설위원은 “임창용이 빠지니 마운드에 도미노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팀 사정상 마무리로 나서는 안지만도 중간계투를 할 때보다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타선도 위압감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박석민과 야마이코 나바로의 공백이 너무 크다. 박석민은 지난해 주장으로서 타율 0.321에 144안타 26홈런으로 맹타를 휘둘렀지만 NC로 이적했다. 무려 48개의 홈런을 때려낸 나바로는 일본으로 떠났다. 하지만 이들의 공백을 나머지 선수들이 전혀 메워주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의 타율은 0.221에 불과하다. 결정적인 순간 범타로 물러나 타선의 맥을 끊기 일쑤다. 때문에 다른 팀 투수들은 위기의 순간 최형우와 이승엽 대신 발디리스와 상대한다.

더 큰 문제는 유망주의 성장이 더디다는 점이다. 심창민과 박근홍의 평균자책점은 각각 6.43, 7.04에 달한다. 나바로 대신 주전 2루수로 낙점된 백상원의 타율은 0.235에 불과하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팀 전력이 전체적으로 약해졌고 고령화 됐지만 삼성은 한창 우승할 때 선수들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양 위원은 “차우찬과 박한이가 돌아오는 5월말이나 6월초까지 구단에서 부진한 외국인 선수들의 교체를 빨리 단행해야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