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쇄신” 한목소리 내지만 개혁보다 구도 강조… 與 원내대표 경선, 정진석·나경원·유기준 3파전

입력 2016-05-02 04:05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정진석 나경원 유기준(기호 순) 당선인 3자 구도로 확정되며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이들은 출마선언에서 당의 쇄신 및 계파정치 청산, 대야 협치 등을 강조하며 모두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쇄신 공약이 구체적이지 않고 구도가 강조되는 등의 한계도 나타났다.

◇3자 구도 확정=정 당선인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협치는 여소야대의 3당 체제를 만들어낸 국민의 지상명령”이라며 “위기상황을 협치와 혁신으로 돌파하려 한다”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혁신의 출발은 계파를 따지지 않고, 능력과 전문성만을 토대로 최강의 정책 전문가팀을 구성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계파를 뛰어넘는 사람을 원내 지도부로 선택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나 당선인도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의 변화와 쇄신은 수도권 민심, 수도권 눈높이로 진행돼야 한다”며 “민심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서의 안타까운 결과를 되돌려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참패 이후 첫 (당내) 선거에서 변화를 상징하는 원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며 “보수 정당에서 여성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 자체가 변화와 개혁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정 당선인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 경북 안동의 김광림 당선인을 내세우며 충청·TK(대구·경북) 조합을 이뤄냈다. 나 당선인은 경남 진주의 김재경 당선인과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며 수도권·PK(부산·경남) 조합을 구성했다. 지난주 출마선언을 한 유기준 당선인은 충남 아산의 이명수 당선인과 PK·충청 조합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당청 관계 변화 오나=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은 모두 당청 관계 바로세우기를 한목소리로 역설했다. 나 당선인은 “국민과 당원을 외면한 채 일부 소수에 의해 당이 끌려다니는 모습에 많은 국민이 실망했다”며 “일방적 당청 관계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당과 청은 마치 수레 두 바퀴와 같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활발하고 신뢰 있는 소통에 대한 우려들이 많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사 간담회 발언을 거꾸로 인용하기도 했다.

정 당선인도 “무엇보다 당과 청와대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새롭게 만들겠다”며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 관계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고위 당정청 회동 정례화, 여야정 정책협의체 상시 가동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유 당선인 역시 “당이 민심을 수용하는 통로가 되고, 이를 정부와 청와대에 곧바로 정확하게 전달하겠다”며 이른바 ‘수레바퀴론’을 언급했다. 그러나 “여소야대의 엄중한 현실에서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며 (당을) 이끌어가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누가 정부와 정책을 잘 조율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외부 비대위장 영입 가닥, 복당은 입장차=나 당선인과 유 당선인은 외부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에는 입장을 같이했다. 나 당선인은 “비대위가 재창당 수준의 쇄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유 당선인은 “상시 기구로 쇄신특위를 구성·설치해 뼈를 깎는 혁신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

무소속 출마자 복당 문제에 대해선 기류가 달랐다. 나 당선인은 “한 분 한 분씩 복당 원칙에 맞춰서 해야 한다”며 선별적 복당론을 내세웠다. 유 당선인은 “국민의 선택은 복당까지 감안한 것”이라며 일괄 수용론을 주장했다. 정 당선인은 두 문제 모두 “지도부 구성 후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며 유보 입장을 취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