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시기 논란 속 원내대표는 親文 빠진 ‘6인 레이스’

입력 2016-05-02 04:00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촉구하고 있다. 추 의원은 “요구가 있다면 거절하지 않겠다”는 말로 당대표 출마를 강력 시사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이견이 계속되는 등 안갯속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도 6명이 후보로 등록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전대 개최 요구 봇물=당내에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전대 연기론이 점차 힘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중진인 추미애 의원은 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셀프 공천과 비례대표 파동으로 지지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고, 호남 참패를 가져온 현 비대위 체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것은 더민주의 심장인 호남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민주적 절차에 따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신해 달라는 요구가 있다면 거부하지 않겠다”며 출마 의지도 밝혔다. 이용득 전 최고위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대 국회 시작을 비대위원장 체제로 연장해 운영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이 무슨 꼼수냐”며 “왠지 ‘먹튀’ 투기자본이 우리 당에 들어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이냐”고도 했다.

그러나 수도권의 한 다선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대를 8월 초에 하나 11월에 하나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지금은 내년 대선을 위해 조용히 당의 힘을 기를 때”라고 말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김 대표는 전대 개최 시기 등에 대해 별도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대 관련 논란은 3일 열리는 당선인·당무위 연석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직후인 5일부터 10일까지 휴가를 갈 계획이다.

◇원내대표 경선은 친노 없는 6파전=30일 마감된 원내대표 후보 등록 결과 4선이 된 강창일 이상민 의원과 3선이 된 노웅래 민병두 우상호 우원식 의원 등 6명이 등록했다. 이 의원과 강 의원, 노 의원은 비주류 진영이며 민 의원은 비주류에 중도 성향 의원 모임인 ‘통합행동’ 소속 인사다. 우상호 의원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대표주자이며 우원식 의원은 당 을지로위원회 소속이자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로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도 가깝다.

주류 진영의 홍영표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가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지난 30일 홍 의원에게 전화해 ‘20대 국회에서는 당이 계파나 계보를 뛰어넘어 단결해야 한다. 그러려면 나와 가까운 분들이 솔선수범해 단결과 통합에 앞장서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원내대표에 나서야겠다는 고민도, 나서지 않기로 한 결심도 정권교체라는 이유뿐”이라고 썼다.

홍 의원의 불출마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성향 의원들의 표심이 원내대표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에 불출마했지만 여전히 당내 최대 계파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주류 의원들이 각자의 친소관계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투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강창일 노웅래 민병두 의원 등 비주류 의원들과 우상호 우원식 의원 등이 막판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하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