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9층. 설화수, 후, 라네즈 등 한국 화장품 매장이 모인 코너는 한국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상당수는 ‘송혜교 립스틱’ ‘송중기 홍삼’ 등이 담긴 쇼핑백을 양 손 가득 들고 있었다. 그럼에도 휴대전화 메신저를 켜고 한국에 오지 못한 친구들이 부탁한 품목을 또 다시 주워담으며 화장품부터 옷, 홍삼 제품, 먹거리 등을 다양하게 쇼핑했다.
5월을 맞아 한국을 찾는 중국·일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통업계가 오랜만에 뜰썩이고 있다. 면세점이나 백화점뿐 아니라 소상공인들 역시 ‘5월 특수’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춘절·국경절과 함께 중국 3대 명절로 꼽히는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2일)를 맞아 중국인 관광객(유커) 6만3000여명이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9.7%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골든위크(4월 28일∼5월 8일)를 맞은 일본인 8만3000여명의 발걸음도 이어져 이 기간 한국을 찾는 중·일 관광객만 약 15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5월 특수가 기대되는 이유는 지진 여파로 일본 대신 한국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지난 2월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방영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인기가 더해지는 등 관광객 유입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2월 SBS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가 중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자 같은 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전년 대비 42% 늘기도 했다.
포상휴가차 한국을 방문하는 대규모 관광객들도 예정돼 있다. 5일에는 중국 난징중마이커지유한공사 임직원 4500여명이 포상휴가차 한국을 찾는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아오란 그룹 임직원 6000여명이 포상휴가차 한국을 찾아 면세점과 관광시설 등을 둘러본 바 있다. 당시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평소 대비 230% 매출이 늘었고, 갤러리아면세점 역시 개점 이래 최고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는 28일에는 국제 자원봉사 단체 로타리 회원들이 봉사활동을 공유하는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 참가를 위해 5만여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한류 콘텐츠와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캐릭터 등을 내세우며 문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를 모아 ‘K-뷰티&K-패션’ 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12일까지 삼성물산과 YG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기획한 패션 브랜드 ‘노나곤’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가수 빅뱅과의 협업 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 상징 캐릭터인 ‘쿵푸팬더’를 이용해 마케팅에 나선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 중앙에 3m짜리 쿵푸팬더 모형 6마리가 설치됐다. 또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 복 상자를 세워놓고 도미노 이벤트를 펼치는 영상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젊은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6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명품시계 박람회를 연다. 외식업체 아워홈은 싱카이, 푸드엠파이어, 오리옥스 코엑스 등 외식 브랜드에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를 도입해 이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유통업계 ‘5월은 대박의 달’
입력 2016-05-01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