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흰줄숲모기’(사진)가 올해 처음 발견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1일 “흰줄숲모기는 대부분 야행성인 다른 모기와 달리 낮에 주로 ‘흡혈 활동’을 하는 만큼 야외활동이 많은 낮 시간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흰줄숲모기는 몸 전체가 검은색이고 가슴과 등판 중앙, 다리 마디에 흰색 줄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임신 중 뱃속 태아에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뿐 아니라 뎅기열, 치쿤구니아열 등도 전파한다. 우리나라 전체 모기 가운데 흰줄숲모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 미만이다. 겨울에 알로 월동한 뒤 3월 말 알에서 깨어나 5월부터 성충 모기가 돼 늦가을까지 활동한다. 7∼8월 가장 많이 번식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낮에 활발히 피를 빨고 공격성도 강하다. 다리 등 땅과 가까운 신체 부위를 주로 공격한다”고 설명했다.
흰줄숲모기는 숲과 숲 근처 주택가에 주로 서식한다. 나무구멍, 인공용기(유리병·플라스틱 통), 폐타이어, 화분, 양동이, 캔, 막힌 배수로, 애완동물 물그릇 등 고인 물이 있는 곳에 산란한다. 화분이나 받침에 고인 물은 버리고 꽃병, 애완동물 식기의 물은 최소 1주일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엔 밝은색 긴 바지와 긴소매 옷, 품이 넓은 옷을 입고 바지 밑단은 신발이나 양말 속으로 접어 넣는 게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매년 2000여명이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 진단을 받았다. 7월 진료 인원이 500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4명 중 1명(24.8%)이 20대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흰줄숲모기는 주로 낮에 활동… 지카 매개, 국내서 올 처음 발견
입력 2016-05-01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