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비판 포용”… ‘1인 체제’ 시진핑 이례적 유화발언

입력 2016-05-01 18:18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당과 기관에 반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례적인 주문을 잇달아 하고 있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안후이성 허페이시에서 ‘지식분자(지식인) 대표 좌담회’를 열고 “공산당과 정부는 지식인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면서 “지식인 사이에서 제기되는 반대 목소리를 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 주석은 “설령 (정부 정책에 대한) 그들의 의견에 편견이 있고 정확하지 않더라도 꼬투리를 잡고, 몽둥이질하고, 딱지를 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몽둥이질’이나 ‘딱지 붙이기’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자행된 무차별적인 지식인 탄압을 비판할 때 사용되던 말이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뒤 언론과 사상 통제에 주력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열린 ‘신문여론공작좌담회’에서 모든 언론을 향해 “당의 의지를 체현하고 당의 주장을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언론과 인터넷사이트 통제와 관리가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중국의 유명 파워블로거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은 최근 관영언론의 시 주석 ‘충성맹세’를 비판했다가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처벌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시 주석은 최근 ‘인터넷 안보 및 정보화’ 업무좌담회에서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국가정책에 대한) 선의의 비판을 더욱 포용해야 한다”고 촉구한 뒤 ‘온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시 주석을 ‘시다다’(習大大·시진핑 아저씨)라고 부르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중국 지도부가 엄격한 통제와 시 주석 개인숭배 반감 확산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