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탈모증 환자들은 머리 문제에 대해 친구와 지인의 조언을 많이 참고하고, 샴푸 등 비의학적 관리법에 의존해 적정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모발학회(회장 심우영·사진)는 최근 강동경희대병원과 성바오로병원을 방문한 10∼69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탈모증에 대한 인식 및 행동 패턴’을 조사했다. 그 결과 탈모, 가려움증 등 두피 이상 증상을 경험한 응답자가 53%에 달했다. 이들은 또한 대부분 탈모증 억제 및 극복을 위해 의료진보다 비(非)전문가의 조언을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모증은 남성형 탈모, 원형 탈모, 여성형 탈모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증상과 단계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응답자는 39%에 불과했다.
탈모 환자들이 머리가 빠지고 있는데도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병원에 갈 정도가 아니라고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우(46%)가 많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8명은 의료진의 도움 없이 탈모방지 화장품만으로 모발관리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다. 병·의원을 방문, 올바른 치료를 받는 사람은 36%에 그쳤다.
비의학적 치료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10명 중 9명이 탈모방지샴푸 등 탈모 관련제품의 효과를 못 봤다고 응답했다. 특정 음식이나 한의원(한의사)을 통한 탈모방지 치료에 대한 만족도도 각각 2%, 19%에 그쳤다.
심우영 대한모발학회장은 2일 “대다수의 탈모증 환자들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모르고, 비의학적 방법에 매달리다 증세악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탈모증은 의학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피부질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탈모환자, 의사보다 친구 말 듣다가 더 빠진다
입력 2016-05-02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