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환자, 의사보다 친구 말 듣다가 더 빠진다

입력 2016-05-02 19:34

우리나라 탈모증 환자들은 머리 문제에 대해 친구와 지인의 조언을 많이 참고하고, 샴푸 등 비의학적 관리법에 의존해 적정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모발학회(회장 심우영·사진)는 최근 강동경희대병원과 성바오로병원을 방문한 10∼69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탈모증에 대한 인식 및 행동 패턴’을 조사했다. 그 결과 탈모, 가려움증 등 두피 이상 증상을 경험한 응답자가 53%에 달했다. 이들은 또한 대부분 탈모증 억제 및 극복을 위해 의료진보다 비(非)전문가의 조언을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모증은 남성형 탈모, 원형 탈모, 여성형 탈모 등 여러 유형이 있다. 증상과 단계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진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응답자는 39%에 불과했다.

탈모 환자들이 머리가 빠지고 있는데도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병원에 갈 정도가 아니라고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경우(46%)가 많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8명은 의료진의 도움 없이 탈모방지 화장품만으로 모발관리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다. 병·의원을 방문, 올바른 치료를 받는 사람은 36%에 그쳤다.

비의학적 치료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10명 중 9명이 탈모방지샴푸 등 탈모 관련제품의 효과를 못 봤다고 응답했다. 특정 음식이나 한의원(한의사)을 통한 탈모방지 치료에 대한 만족도도 각각 2%, 19%에 그쳤다.

심우영 대한모발학회장은 2일 “대다수의 탈모증 환자들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모르고, 비의학적 방법에 매달리다 증세악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탈모증은 의학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피부질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