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방법으로 전시 관람은 어떨까.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오감체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날이 포함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재미와 놀이를 동시에 선사하는 서울시립미술관과 금호미술관 두 곳의 전시가 특히 알차다.
◇‘슈렉’부터 ‘쿵푸팬더’까지 드림웍스 캐릭터 총출동=서울 중구 덕수궁로 서울시립미술관에 들어서면 ‘쿵푸팬더’의 거대한 조형물이 관람객을 반긴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별전: 스케치에서 스크린으로’ 전시를 안내하는 손님맞이 캐릭터다. 이번 전시는 미국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웍스의 영화들이 제작되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슈렉’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드래곤 길들이기’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32편의 영화 캐릭터가 총출동했다. 드로잉, 스토리보드, 3D와 세트 모형, 주제가 악보, 마스크 등 400여점이 전시된다. ‘쿵푸팬더 3’ 섹션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코너다. 쿵푸의 3D 캐릭터는 찰흙 또는 석고로 모형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에 액션과 스토리가 붙어 작품이 나온다.
스토리보드 아티스트가 연속적인 장면을 애니메이션 감독과 프로듀서 등에게 미리 선보이는 ‘피칭’ 영상, 작가와 감독이 협력해 스토리를 완성하는 과정을 시각화한 ‘브레인스토밍 테이블’ 영상도 전시된다. 각 캐릭터가 포함된 대형 그래픽, 원화, 모형, 음향 등이 소개되고 ‘애니메이션 데스크’ ‘파도 만들기’ ‘조명 연출하기’ 등 체험존이 마련됐다.
반원 모양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드래곤 길들이기’ 파노라마 영상(3분30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전시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창립 20주년이었던 2014년 호주에서 첫선을 보인 후 싱가포르와 뉴질랜드에 이어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에 왔다. 8월 15일까지. 일반 1만3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02-2124-8800).
◇알록달록 가구를 활용해 놀이터로 바뀐 미술관=서울 종로구 삼청로 금호미술관에 가구들이 모여 어린이 놀이터가 됐다. 9월 11일까지 진행되는 ‘빅(BIG): 어린이와 디자인’ 전시에는 피터 켈러, 장 프루베 등 디자인 거장들이 설계한 빈티지 어린이 가구 250여점이 소개된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즐겁게 노는 게 관람이다.
미술관 1층은 거대한 볼풀이 있는 키즈카페로 변했다. 볼풀 안에는 디자인 그룹 힐긋이 전시 제목인 ‘빅’의 영어 글자를 모티브로 만든 조형물이 설치됐다. 입구 근처에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루노 무나리가 설계한 다용도 2층 침대 ‘아비타콜로’(Abitacolo)가 놓여 있다. 어린이들이 침대에서 놀거나 자다가 혹시 떨어지더라도 볼풀이 있어 안전하다.
유아보다 큰 어린이를 위한 가구는 지하 1층에 있다. 피터 켈러의 바우하우스 스타일 요람, 루이지 콜라니가 고안한 침대 겸 책상 등이 설치됐다. 서현진, 양승진, 캄캄(kamkam), 맺음(Maezm), 하지훈, 황형신 등 국내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개성 넘치는 가구는 2층에서 만날 수 있다. 3층은 만 5세 이하 유아가 사용하는 의자들로 꾸몄다.
금호미술관의 5번째 디자인 기획전으로, 국내외 디자이너들이 완성한 업사이클링(버리는 재료를 사용해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드는 행위) 작품을 내놓았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옥 큐레이터는 “가구의 기능뿐 아니라 조형미와 디자인을 보여주는 전시가 드물다”며 “아이와 부모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어린이 5000원, 어른 7000원(02-720-5114).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TV엔 없는 오감체험… “엄마, 미술관 또 놀러가요”
입력 2016-05-01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