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내로라하는 강호들이 모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연중 모든 대회를 출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회가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에서 골고루 열리기 때문이다.
이동이 잦아 시차적응 및 체력관리가 힘들어, 선수들은 선별적으로 대회에 출전한다. 코스도 다양해 특별히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거나 그렇지 않은 코스에서 열리는 대회는 불참하기도 한다. 특히 일부 상위권 선수들은 유럽과 한국 및 일본 투어에 초청되기 때문에 연중 몇 차례 대회는 참가할 수 없다. 또 뜻하지 않는 부상으로 대회를 거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최운정(26·볼빅)은 특별하다. 그는 웬만하면 모든 대회에 개근한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철녀’다. 연속 대회 출전은 근면, 성실 그리고 철저한 자기관리의 결과다.
LPGA 투어 선수 중 지난해부터 유일하게 모든 대회에 출전했던 최운정이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29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발런티어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에 최운정은 불참을 통보했다. 이로써 이 대회 전까지 41개 대회에 연달아 출전했던 기록은 깨어졌다.
최운정은 “연속 출전 기록을 염두에 두고 투어 생활을 한 게 아니기에 기록 중단으로 특별한 아쉬움은 없다”면서 “다음 주 열리는 대회 이후 일주일간의 휴식기가 있지만, 시즌 전체 일정을 고려해 이번 대회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은 마감됐지만 쉽게 깨지기 힘든 기록을 쌓아왔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대견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운정은 2014년부터 2년 동안 열린 63개 대회 중 2014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을 제외한 62개 대회에 출전해 이 부문 1위 기록도 갖고 있다. 이 부문 2위는 캐롤라인 마손(독일·58경기)이다.
최운정은 2012년 27개, 2013년에는 28개 대회에 참가하는 등 2012년부터 4년 연속 출전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데뷔한 최운정은 지난해 7월 마라톤클래식에서 157번 도전 끝에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경찰 출신 아버지가 “첫 승을 할 때까지 백을 메겠다”고 했지만 올해도 여전히 딸의 백을 멘다. 2014년에는 LPGA투어 선수들이 선정하는 ‘모범선수상’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수상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선 장수화(27·대방건설)가 157개 대회 연속 출전 기록(2008년 오리엔트 레이디스오픈∼2015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을 갖고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철녀’ 최운정, LPGA 연속 출장 41대회서 마감… 텍사스 슛아웃 불참 결정
입력 2016-04-3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