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서 NGO 병원 폭격… 아동·의료진 사망

입력 2016-04-29 00:48
시리아 북부 최대 도시 알레포의 국경없는의사회(MSF) 소속 병원이 28일(현지시간) 공습을 당해 어린이와 의사를 포함해 최소 27명이 사망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미국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 또는 러시아가 공습한 것으로 추정된다.

MSF와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알레포의 알쿠드스 병원과 그 주변 건물이 여러 대의 전투기 공습을 받고 파괴됐다. 공습 때 어린이 3명과 의료진 6명이 숨졌다. 사망한 의료진 중에는 이 일대 유일한 소아과 의사와 치과 의사도 포함됐다.

알자지라가 촬영한 영상에선 병원 건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으며 바닥이 피로 흥건히 젖어 있는 모습도 보였다. MSF는 “알쿠드스 병원의 응급실과 입원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모든 것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구조팀은 공습 직후 현장으로 출동해 잔해더미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알자지라는 이번 공습이 최근 알레포를 겨냥한 정부군과 러시아의 공격 수위가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지난 금요일부터 이 지역에서 어린이 23명, 여성 15명 등 최소 139명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스테판 드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담당 특사는 “지난 48시간 동안 25분마다 시리아인 1명이 목숨을 잃고 13분마다 시리아인 1명이 다쳤다”고 규탄했다.

알레포는 시리아 상업 중심지로 지난 2011년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반군은 알레포의 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정부군은 이런 반군을 포위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지금까지 25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