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진흥원 산하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베스트셀러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를 비롯해 ‘볼드’ ‘부러지지 않는 마음’ 등 3권의 사재기 정황을 포착, 경찰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출판유통심의위 관계자는 28일 “도서 판매 상황을 모니터링하다가 급작스럽게 순위가 올라간다든가 하는 이상 징후를 보이는 책들을 발견해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사재기가 의심되는 책 3권을 적발했다”면서 “이르면 다음 주쯤 경찰에 해당 출판사들에 대한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가 된 책들은 한 사람이 수백권을 사면서 각기 다른 배송지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사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출판사는 물론 서적 도매업체나 보험사 등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주 열린 출판유통심의위 회의에서는 3권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사재기 정황이 분명하다고 판단, 경찰에 신고할 것을 결정했다. 지난해 9월 개정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사재기에 대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와 ‘볼드’를 낸 출판사 비즈니스북스의 홍영태 대표는 사재기 혐의가 불거지자 지난주 한국출판인회의 부회장직을 사임했다. 출판인회의는 도서정가제 정착과 사재기 근절에 앞장서온 단체로서 주요 간부가 사재기에 연루된 점에 대해 회원사들에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출간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는 지금까지 5만부 넘게 팔렸으며 최근까지 베스트셀러 20위권을 유지했다. 국일미디어가 출판한 ‘부러지지 않는 마음’도 1만2000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위 관계자는 사재기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베스트셀러 순위를 끌어올리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 사재기이기 때문”이라며 “요즘은 특히 책이 안 팔리기 때문에 1주일에 2000∼3000부만 사들여도 주간 순위에 진입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베스트셀러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재기 의혹 출판유통심의위, 수사 요청키로
입력 2016-04-28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