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성수’를 원칙 삼는 크리스천 가정도 일요일에 학원을 보낼까.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사장 김지철 목사)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 기독교 선정 2015 10대 이슈 및 사회의식 조사’에 따르면 크리스천 학부모 224명중 절반가량인 46.4%가 “예배와 학원 시간이 겹칠 때 학원에 보내겠다”고 답했다.
눈에 띄는 건 ‘예배보다 학원을 우선한다’는 응답자 가운데 안수집사나 장로 등 중직자(57.4%)가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일반성도 53.5%, 서리집사 34.2%가 그 뒤를 이었다. 또 가정주부이며 소득 수준이 중상층 이상인 경우 교회 대신 학원을 보내겠다고 답한 경우가 각각 60.6%, 71.2%로 절반을 넘었다.
입시·사교육바로세우기기독교운동이 2008년 전국 교회학교 학생 10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양상이 비슷했다. 응답자들은 ‘학원에 가야 하기 때문에’(25.4%)를 교회에 못 나오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시험 등으로 인해’(11.4%)나 ‘학원에 가지 않지만 공부를 위해’(7.8%)라는 답변까지 합치면 학업 때문에 교회에 나오지 않는다는 학생은 44.6%에 달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 박상진(장신대) 교수는 “신앙보다 시험점수, 명문대 입학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크리스천 학부모의 왜곡된 신앙관이 자녀를 주일에도 쉬지 못하게 하는 주 원인”이라며 “크리스천 학부모가 건강한 자녀교육의 주체로 변하도록 한국교회가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도 “입시를 향한 맹목적 질주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자녀들이 쉼을 통해 건강과 대인관계, 신앙을 키울 수 있도록 기독 학부모부터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크리스천 학부모 절반 “주일예배-학원 겹치면 학원 먼저 보내겠다”
입력 2016-04-28 18:43 수정 2016-04-28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