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얼굴) 중국 국가주석은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 개막식에서 “중국은 반도(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으로 반도에 전쟁과 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의에서는 북한 핵 도발을 엄중히 비판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도 처음 채택됐다.
CICA는 서방국가가 아닌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회의체다. 기존 발언과 큰 차이가 없는 시 주석의 이번 연설이 상당한 무게가 담긴 발언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안보리의 관련 결의를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집행할 것”이라며 성실한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한반도 3원칙’을 상기시키며 대화 재개 필요성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관련국이 자제하는 모습으로 모순을 격화하지 않기를 희망하며 한반도 문제를 조속히 대화와 협상의 궤도로 되돌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회의에 참석한 외교장관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노골적으로 무시한 북한의 핵실험과 수차례에 걸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안보리 결의의 철저하고 충실한 이행과 국제 공조 강화를 다짐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과거 북한과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나라로 구성된 CICA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수준으로 강도 높은 문안을 채택했다”면서 “그만큼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고 버림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CICA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모델로 1992년 출범한 지역 협의체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며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의 2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2006년 정회원으로 가입했지만 외교장관이 참석한 것은 윤 장관이 처음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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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한반도 전쟁·혼란 용납 안해”
입력 2016-04-28 17:44 수정 2016-04-28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