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연금재단은 신임 이사진 구성을 완료하고 27일 첫 이사회를 열었다. 지난해 7월 불법투자 논란으로 파행을 겪은 지 9개월 만이다.
전두호(사진) 신임 이사장은 잠시 흔들렸던 ‘연금재단호(號)’의 키를 잡고 목회자 1만3521명(지난해 말 기준)의 노후 자금 관리를 책임지게 된다. 최근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연금재단 이사장실에서 만난 전 이사장은 입술을 꽉 다물고 있었다.
전 이사장은 “연금재단은 이사장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쏠려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사장의 권한을 분산시켜야 재단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며 “이사장의 임기부터 2년 단임제로 정관에 못 박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관엔 이사장 임기가 규정돼 있지 않다. 연금재단이 불법투자 사태로 얼룩졌을 당시 김정서 전 이사장이 “물러나라”는 총회 결의를 무시하고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전 이사장은 또 “이사장이 혼자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인사권과 투자권을 분산시켜야 한다”며 “기금운영위원장 자리는 다른 이사가 맡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연금재단 기금 운영을 최대한 투명하게 해 가입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6월 말엔 연금재단의 기금을 위탁할 외부 금융기관 선정 공고를 낸다. 선정 과정에선 총회가 추천한 금융전문가 3명의 자문을 받기로 했다.
전 이사장은 또 “은퇴 후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작은 교회 목사들에 대한 대책이 총회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며 “이들이 적게라도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총회 등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명예와 정직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연금재단의 투명성과 안정의 머릿돌을 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전국교회가 기도로 동참해 줄 것을 부탁했다. 전 이사장은 “연금은 가입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단 전체의 문제”라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도해 준다면 연금이 안정화되는 데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글·사진=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예장통합 총회연금재단 전두호 이사장 “연금재단 인사권과 투자권 분산시켜야”
입력 2016-04-28 20:32